최근 전기차(EV)와 함께 하이브리드차(HEV)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리튬이온폴리머(NCM/NCA 계열)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두 화학 계열이 통합된 배터리 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열폭주(thermal runaway) 및 가스 배출(venting) 현상은 화재·안전과 직결되는 중요한 이슈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어떻게 발열·가스를 배출하는지, 그리고 흰색 연기가 발생하는 원인과 안전 관리 방법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기본 구조
하이브리드차에는 크게 두 가지 화학 계열 배터리가 쓰일 수 있습니다.
- 리튬이온폴리머(Li-ion Polymer)
- 보통 NCM(니켈·코발트·망간) 또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계열 양극을 사용
- 에너지밀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고성능이 특징
- 반면 열 폭주 임계 온도가 비교적 낮아, 과충전·내부 손상 시 급격한 발열 및 가스 발생 가능성
- 리튬인산철(LiFePO₄, LFP)
- 인산철을 양극 물질로 사용
- 열적 안정성이 높고, 급작스러운 폭발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음
- 다만 에너지밀도가 낮아(동일 부피 대비 용량↓),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차 보조전력용으로 주로 쓰이기도 함
최근엔 두 화학을 결합하여 각 배터리의 장점을 상호보완하는 통합 배터리 팩이 시도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발열 특성도 더욱 복합적입니다.
2. 열폭주(thermal runaway)란?
열폭주란 배터리 내부에서 온도 상승 → 전해질·양극 분해 → 추가 발열이라는 악순환이 짧은 시간에 일어나 폭발적 열 방출과 화재 위험을 초래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 유발 요인
- 내부 합선(단락)
- 기계적 충격 및 파손
- 과충전·과방전
- 고온 환경 장시간 노출
- 단계별 특징
- 초기: 전해질이 부분 분해되면서 소량의 가스(유기용매 증기, CO, CO₂ 등) 발생
- 진행: 온도가 더 올라가면 배터리 케이스 파열, 흰색~연회색 연기 다량 분출
- 폭주: 불꽃·폭발적 연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주변 부품도 함께 발화해 차량 전소 가능성
3. 흰색 연기와 가스 배출(venting)의 원인
하이브리드 배터리(리튬이온폴리머·리튬인산철 공통)는 전해질로 주로 유기용매(EC, DMC, DEC 등) + LiPF₆를 사용합니다.
- 이 전해질이 고온(열폭주 초기)에 분해·기화되면 흰색 혹은 연회색의 에어로졸 형태 증기가 배출될 수 있습니다.
- 열이 더 올라가면 HF(불화수소) 등 독성·자극성 가스도 생길 수 있으나, 초기 단계에서는 가스량이 적어 냄새나 자극이 미미할 수 있습니다.
흰색 연기가 천천히 “모락모락” 올라온 뒤, 뒤늦게 불꽃과 함께 전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보고되는 이유는,
- 열폭주 초기에 전해질이 서서히 분해되어 가스가 소량씩 빠져나옴
- 아직 폭발적 반응까지는 이르지 않아 강한 냄새나 자극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음
- 외부 산소·온도 조건이 갖춰지면 급격한 온도 상승으로 불길이 확산되어 최종적으로 화재 발생
4. 통합 배터리 팩(LFP + Li-ion Polymer)에서의 특이점
- LFP의 높은 안정성
- 리튬인산철(LFP)은 폭주 임계 온도가 비교적 높아, 쉽게 발화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 하지만 한 번 폭주가 시작되면 전해질은 여전히 동일하기에, 흰색 연기와 열폭주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 NCM(NCA)의 높은 에너지밀도
- 출력 보조에 유리하지만, 내부 합선·과충전 시 급작스러운 열폭주 위험이 올라갑니다.
- 통합 팩에서 NCM 계열 셀이 먼저 이상반응을 일으켜 가스가 유출되면, LFP 쪽에도 연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복합 반응 시나리오
- 둘 중 하나의 셀 또는 둘 다 동시에 이상 발생 시, 가스 배출 패턴(연기 양상)과 폭주 속도가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 초기에 희뿌연 가스가 조금씩 새어나오다가, 어느 순간부터 급격한 화염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5. 안전 관리 및 예방법
- 차량 관리
- 하이브리드 차량은 정기적으로 서비스센터에서 점검받아, 배터리 상태와 배선·단자 부식을 확인합니다.
- 사고·침수 이력 후에는 반드시 전문 점검을 통해 내부 결함을 조기에 파악해야 합니다.
- 차량 운행 중 이상 징후
- 대시보드 경고등이나 배터리 이상 알림이 뜨면 즉시 점검
- 후면부(트렁크, 뒷좌석 하단)에서 이상한 연기나 가스 냄새가 난다면 차량을 즉시 안전한 곳에 정차, 엔진 OFF 후 전문가 도움을 받습니다.
- 화재 발생 시 대처
- 엔진룸 화재와 달리, 배터리 화재는 고전압 및 ‘재발화’ 가능성이 큽니다.
- 즉시 소방서(119) 신고 후, 고전압 절연 등 대응이 가능한 전문 인력의 지시를 따릅니다.
6. 결론
리튬이온폴리머와 리튬인산철이 결합된 통합 하이브리드 배터리 팩은 각 배터리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열폭주 발생 시 복합적인 가스 배출 및 흰색 연기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초기 열폭주 시점에 냄새나 자극성이 적은 연기가 서서히 발생해도, 이를 안전 신호라고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가스 분출이 증가하고 온도가 급상승하는 순간, 차량 전체가 전소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기점검과 안전 수칙 준수, 그리고 배터리 이상징후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소유하고 계시다면, 평소에 배터리 구동 원리와 화재 대처법을 숙지해 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추가로 알아두면 좋은 점
- 정비 매뉴얼이나 긴급대응 매뉴얼(ERG)을 통해 차량별 배터리 구조와 화재 시 대처방법을 살펴보면, 만일의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 본격적인 열폭주가 진행되기 전, 작은 징후라도 포착한다면 즉시 대처해야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안전성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열폭주는 여전히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위험 요소입니다. 운전자 스스로가 올바른 정보를 알고, 사전 관리에 힘쓴다면 더 안전하고 쾌적한 하이브리드 라이프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